'하나님의 그늘 아래' 묵상
개인적으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던 일도 그만두어서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그것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고, 이것이 정신장애를 일으키고 있다.
하나님을 찾고 기도하는 것도 힘든 나날이 연속되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마음을 굳게 다잡고 기도하고 말씀을 보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기도를 시작했을 때, 이 찬양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하나님의 그늘 아래 내 모든 것 다 내려놓고...'
많은 시간 동안 드렸던 찬양이었지만, 오늘은 다른 의미로 크게 다가왔다.
이전에는 하나님의 사랑에 초점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내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과 묵상 그리고 은혜와 사랑으로의 연결고리였다.
어쩌면 내가 지금 처한 상황 때문인 것 같다.
현재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나의 갈망...
그것을 이 찬양에서 해법을 찾고, 위로를 얻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그늘 아래 내 모든 것 다 내려놓고 나 잠잠히 주를 묵상하네 그 놀라우신 은혜를"
하나님의 그늘 아래란 어디일까?
그냥 지나쳤던 구절이다. 하나님의 그늘에 대한 신학적인 해석은 모르겠다.
그저 오늘 내가 갖게 된 마음은 영화에서 힌트를 얻었다.
조직원들이 누군가의 그늘 아래 있다는 표현을 쓸 때는 그 사람의 영향력 안에 있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오늘 내가 느끼는 의미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의 그늘 아래란 하나님의 영향 안에 내가 들어가는 것이다.
이전에 하나님에게서 벗어난 삶을 살던 내가
이제는 하나님의 영향 안에 들어가 그 하나님을 인정하는 회복의 시발점이다.
우리는 얼렁뚱땅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하는 마음이 있지만,
하나님의 일에는 내 마음을 드리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내 의지가 필요하다.
이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하나님의 그늘 안에 들어가려는 나의 의지가 결국 내 문제 해결의 시작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이 다 내려놓고 묵상하는 것이다.
다 내려놓은 것은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의지와 신뢰이고,
묵상이란 이제는 이 문제를 하나님께 모두 의탁하였고,
그 해법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찾겠다는 나의 결심이다.
이것은 어쩌면 기독교에서 많이 강조하는 것이어서 익히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삶에서 이것을 지키기는 매우 어렵다.
나 또한 그랬다.
하나님의 그늘 아래 들어가는 것도 어려웠고,
다 내려놓고 묵상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의 나의 삶이 이렇게 망가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묵상의 대상이 무엇인가? "그 놀라우신 은혜"이다.
나는 힘들어 죽을 것 같아서 하나님의 그늘 아래 들어갔는데,
정작 내가 묵상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묵상하는 것이다.
지금 한시가 급한데, 너무 비효율적인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하나님의 방법이다.
하나님은 내가 움켜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라고 하신다.
하나님을 나의 갈증을 해소해 줄 음료수를 살 수 있는 자판기로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전부이자, 나의 주인이자, 나에게 무한한 은혜를 베풀어주시는 분임을 인정하길 원하신다.
문제 해결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끝이 없는 주의 사랑 강물되어 흘러 흘러 내 영혼에 자유함 주시네 날 새롭게 하시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기만 하면 우리가 할 일은 끝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끝이 없는 주의 사랑은 강물이 되어 나의 영혼에 흐르게 되고
이는 곧 나에게 자유로움을 준다.
이론적으로, 교리적으로는 잘 아는 부분이지만 이것을 받아들이고 신뢰하기는 매우 어렵다.
나 또한 지금까지 이것을 잘 못해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 곧 내 영혼이 자유로워지는 것인데,
나는 오늘도 여전히 하나님의 그늘 아래 들어가 놓고, 다른 것에서 나의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
주의 사랑... 이 찬양의 핵심은 결국 하나님 사랑이다.
기독교에서 너무 많이 말을 해서 이제는 정말 식상해져버린 단어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식상하다고 버리거나 외면할 수 없는 단어도 사랑이다.
사랑은 기독교의 시작이자 전부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이해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사랑을 다 헤아릴 수 없기에 나는 오늘도 그 사랑을 폄하하고 있지는 않는지...
결국 그 사랑이 날 새롭게 하는 원동력이다.
하나님의 사랑이 나를 변화시키고, 자유롭게하고, 새롭게 회복시킨다.
아주 단순한 논리구조이지만, 너무 단순하기에 쉽게 간과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나님 사랑 그 사랑 날 자유케 하네
하나님 사랑 그 사랑 날 회복케 하네
결국 나의 결론은 간단하다.
하나님의 사랑이 내 영혼에 흐르게 하여 자유케되고, 회복케되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그늘아래 들어가는 것과
그곳에서 내 모든 짐을 내려놓고, 잠잠히 하나님의 은혜를 묵상하는 것...
많은 말과 행동은 필요하지 않다.
Simple is the best.
성경의 핵심 원리인 것 같다.
세상의 사람들은 많은 말을 하여 저마다의 해법을 제시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말을 한 자신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내가 찾아야 하는 방법은 결국 이 찬양에 다 담겨있었다.
너무 힘든 시간 속에서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 기도를 시작하였을 때,
이 찬양을 내 머릿속에 넣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이 글을 쓰는 내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결국 나에게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제시해주시기 위해 이 찬양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나 또한 말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이미 충분히 그런 삶을 살았다.
이제는 달라지고 싶다.
회복되고, 자유로워지고 싶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은혜로